신앙칼럼

악(惡)의 언어(言語)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7 15:02
조회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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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하철 안, 한 10대 소녀가 휴대폰으로 통화중입니다.

곱상하고 가녀려 보이는 그녀의 통화는 거의 10분 동안 

욕설로 시작해 욕설로 끝이 났습니다.

간단하고 단순한 대화인데도 수도 없는 '연놈'들이 입에 오르내립니다.


남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습니다.

흔히 있는 이런 일이 '엽기적'인 10대 뿐이 아닙니다.


20-30대 직장 여성들에게도 웬만한 욕설은 이미 '평상 언어'가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찜질방에서 중년 주부들도 원색적인 상소리를 내뱉습니다.


뒷골목 언어, 남자들의 언어였던 욕설이 여성들의 '동참'으로 

대로상에 버젓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웹진 등을 통해 새로운 '제2의 욕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씨바' '졸라' '뻐큐' '개쉐이'... 쉰세대로서는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해학과 풍자가 엉겨붙은 민요와 판소리 속의 욕설은 노곤한 민중의 삶을

위로하였고, 양방, 천민간 계급 갈등을 은유한 문화였습니다.


그리고 욕은 어둠의 언어이며 공격의 언어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좌절을 

받아들이는 자기 위로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들의 입을 더럽히고 있는 남녀 공용의 욕설에는 풍자와

웃음이 없습니다.


온갖 격음과 경음, 성기를 지칭하는 속어를 변칙적으로 섞어 뱉는 욕설은

거칠고 상스럽기만 합니다.


욕설이 일상어가 되었고 폭력적인 비방과 악의적인 비난이 일상화되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이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에서 

욕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사회가 된 듯합니다.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났을 때도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먼저 목소리 크고

욕 잘하는 사람이 사고의 피해자가 됩니다.


상대를 겁주고 협박할 때도 욕설, 언어적 폭력이 사용됩니다.

'난 이렇게 막가는 밑바닥 인생이여, 날 건드리지마'라는 신호는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욕설로 대신합니다.


그래서 깡패의 행동은 무자비한 욕설로 시작되고 험악한 욕설로 마무리짓습니다.


욕설이 일상 용어가 된 우리 사회는 사회 전체가 조폭화(組暴化)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쓴말 한 마디가 백 마디의 위로로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만들 수도 있고

무뚝뚝한 말 한마디가 눈물의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시 돋힌 한 마디가 남의 가슴에 돌이 킬 수 없는 비수를 박을 수 있습니다.

무책임한 구설수의 전달이 한 인간을 매장할 수도 있습니다.


함부로 내뱉는 말이 싸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잔인한 한 마디의 말이 귀중한 생명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악한 말을 하면 심판날에 심문을 받으리라 하신 

예수님의 경고(마 12:36)를 우리는 흘려 들어선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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