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마당

어느 검투사의 고백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1-01-19 06:43
조회
146

검투사의 고백 (검투사 양성학교 검투사들...)

Z

나는  검투사(gladiator) 출신의  로마 시민입니다. 

백부장 친구를 만나러  예루살렘에 왔다가, 한 이상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지요. 

친구와 함께  빌라도 총독 본부  브라이도리온 (Pretorium)에 들어왔을 때, 

군인들에게 끌려온  한 사형수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 사형수의 얼굴은  몹시 손상되어 있었는데,  검투사 출신인 나는  한 눈에도 

그가 이미  많은 구타를 당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한 눈은  멍이 들었고  다른 눈의 눈꺼풀은 찢겨지고 부어올라 있었으며, 

코피가 흐른 흔적이 있고, 침인 것처럼 보이는 액체들이  머리와 얼굴에 많이 묻어있었으며, 

윗입술과 아랫입술도  여러 곳들이 터지고  크게 부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곁에서  유대인들이 밤새  그를 재판하였으며, 그의 두 눈을 가린 채 

선지자 노릇을 시키며  많이 때렸고, 마음껏 조롱하며  침을 뱉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눈을 가리고 사람을 때리면  반사신경이 작용할 수 없어서 

몸이 무의식적으로 보호작용을 할 수도 없구요, 

날아오는 주먹이나 손바닥을  살짝 비켜가며 맞을 수도 없기 때문에, 

충격이 거의 2~3배 정도  더 크게 되지요. 

 

이왕에는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였으므로 

무리가  그를 보고 놀랐거니와  그 사형수의 이름은 예수였습니다. 


내 친구 백부장은  이미 그에 관하여  상당히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이윽고 사형수에게 가해지는  채찍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릭토(lictor) 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릭토는  채찍질의 전문가입니다. 

 

릭토 아닌 다른 사람이  채찍을 서투르게 휘두르면, 

보통 그 사람에게  치명적인 중상을 입히게 되며, 

때로는 그 자리에서  죽는 일들까지도 가끔 벌어집니다. 

2Q==

그런데  릭토가 아닌  일반 군인이  그를 채찍질하기 시작했습니다. 

검투사인 나는  그 채찍이  특별하게 만들어졌음을 보았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유리 공업으로 유명하였습니다. 

 

로마의 황실과 귀족들은  예루살렘에서 생산된 유리잔들에  포도주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래서 그 채찍에  유리조각들도 집어넣었더군요. 

릭토가 사용하는  채찍의 이름은 'Cat-O'-Nine-Tails'(아홉꼬리 고양이)입니다. 

세 가닥을 한 줄로 엮어서  모두 아홉 가닥이  세 줄로 된 이 채찍은 

그 사이 사이에  금속조각들이나 뼈조각들, 또는 유리조각들을  끼워 넣어 만들었습니다. 

나무 손잡이에 달린  이 채찍의 길이는  보통 60~70 cm였지요. 


한 군인이 그 채찍으로  예수라는 사형수를 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등에서는  살점들이 떨어져 나가고  핏줄들이 터졌으며, 

어떤 곳들에서는  뼈들이 드러나기도 하였습니다. 

 

그 사형수의  어깨와 등과 허리와 옆구리에서  참으로 많은 피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유대인들은 보통  39 회의 채찍질만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39'는  유대인들에게 자비의 수(number)인데, 

맷질의 횟수를 세다가  잘못 계산했을 실수까지도 염려하였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로마 형벌에는  그런 제한이 없었습니다. 

이 무자비한 군인들이 돌아가면서  그 사형수를 때렸습니다. 

채찍질을 다한 후  그의 몸은  온통 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지혈이 필요한데, 누군가 마침  곁에 있던 자색옷으로 그를 덮었습니다. 

아마 피를 많이 흘리는 그 사형수가  보기에 너무 흉칙하고 민망했던 모양입니다. 

그 옷은  헤롯이라는 갈릴리 왕이 입혀보냈던 것 이라고 하더군요. 

 

왕의 옷을 입은  사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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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곁에 있던  백부장이 하는 말이  그 사형수의 죄목은 

유대인의 왕이라는  주장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한 군인이  가시로 왕관을 만들어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머리에  거칠게 눌러 씌웠습니다. 

그의 머리에서도 피가 흘러  얼굴을 적시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날 내가 본 것은  모두 피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수없이 죽여 본,  검투사 출신인 나도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습니다. 

 

다른 병사 하나가  왕에게는 왕홀(권위의 상징) 이 있어야 한다며 

갈대를 왕홀 삼아  예수의 손에 들려 주었습니다. 

또 다른 병사는  그 갈대를 다시 빼앗아 

예수의 머리에 씌워진  가시 왕관을 치며  조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머리에서는  다시 피가 흘러나왔습니다. 

 

예루살렘과 유대인들을  몹시 혐오하던 로마 군인들이  

이곳에서의 지겨운 생활에 대한 모든 분노를  예수라는 사형수에게 다 풀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좋은 오락거리를 하나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사형수를  십자가 형장으로 끌고갈 시간이 되자, 

다른 군인이  자색옷을 거칠게 벗겨버렸습니다. 

 

이 때 응고되었던 모든 상처들에서  다시 피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형수의 입에서는  나지막한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그는 채찍질을 비롯한 모든 과정에서  오직 나지막한 신음소리만을 내었을 뿐입니다. 

 

검투사 출신인 나로서는  그러한 사실이  참으로 신비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용맹한 남자들과 싸워보았지만, 

이렇게 지독한 과정을  잘 참아내는 남자를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개는  비명을 크게 지르며  자비를 구하거나, 저주나 욕설 등을 퍼붓게 마련인데, 

이 남자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의 사형집행 과정을  계속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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