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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지진 현장으로 달려간 미국인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1-01-05 11:13
조회
105

“인간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게 아닐까요?” 

아이티지진 참사현장으로 달려간 미국인들

일상 접고 밤낮없이 자원봉사 하는 까닭은


페이스북 통해 급조된 의료봉사단 

폐허속 텐트병원서 새 생명 받기도


자신의 안일한 일상을 중단하고 폐허 속의 아이티를 도우러 가야한다는 신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뉴저지주의 소아과 의사 무니 타지브(40)는 4년 전 3세짜리 아들 맥스가 페니실린 앨러지 반응으로 눈앞에서 

거의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맥스가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6주 동안 

“우린 정말 전혀 모르던 타인들로 부터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라고 그녀는 회상한다.


그래서 지난 1월12일 강도 7.0의 지진이 아이티를 덮치면서 야기된 참상을 목격했을 때 닥터 타지브는 그냥 앉아만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사방에 연락을 취했다. 

유니세프, 적십자, 국경없는 의사회 등에 전화해 봉사를 자원했다. 

5~10년의 현장 경험이 있습니까?”라고 그들은 한결같이 물었다. 그녀에겐 그런 봉사경험이 없었다. 

실망한 그녀는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마이 프렌드 & 아이’는 월요일에 아이티로 떠날 의료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nbsp;

동참할 분은 되도록 빨리 연락해주십시오”<br> - 1월20일 수요일에 올린 내용이다.


비슷한 무렵, 저지시티의 소방관 넬슨 에스트레메라(31)는 아내와 세 아이들을 식탁에 불러 모은 후 아이티에 도우러 가기 원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소리쳤다 “아빠, 그들에겐 아빠가 필요할 꺼예요”


그동안 아이티 참사를 돕기 위한 지원은 전 세계로부터 엄청나게 쏟아졌다. 

2월10일까지 미 구호기구로 보내진 도네이션만 해도 7억1,300만달러가 넘었다고 인디애나 대학 자선센터는 밝혔다. 

이 센터의 패트릭 루니 사무국장은 이 같은 미국인들의 이타심은 

‘9.11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겨준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때의 재난이 우리의 공감을 일깨워 준 것은 확실합니다”


요즘 같은 불황을 감안할 때 미국인들의 재정적 관대함은 인상적인 규모다. 

그러나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에스트레메라 소방관이나 타지브 의사같은 일반인들의 거의 반사적 행동이다. 

모든 일상을 중단하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지진현장인 포르토프랭스와 인근 타운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자원봉사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페이스북에 호소문을 올린 지 나흘 만에 닥터 타지브의 즉흥적 호소에 응답한 사람은 의사와 간호사, 응급의료 테크니션 등을 포함해 17명이었다. 

얼굴을 아는 이웃도 있었고 전혀 모르는 타인도 있었다. 

이들은 1월25일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토 도밍고로 날아가 사흘을 지낸후 포르토프랭스로 차를 타고 건너갔다. 

의약품과 베이비푸드, 텐트와 슬리핑백, 200갤런의 식수와 디젤발전기, 

그리고 1주일치 식량과 함께 스쿨버스에 짐짝처럼 실려 갔다. 

현지인 통역의 도움을 받아 그들은 참혹한 재난의 현장을 목격하며 병원과 진료소와 고아원을 번갈아 다니며 밤낮을 잊고 이재민들을 돌봤다.


닥터 타지브의 의료팀이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했을 무렵, 에스트레메라와 호세 크루즈, 앤디 아지즈 등을 포함한 소방관 자원봉사대는 초만원 대학병원 밖에 임시병동으로 쓰는 텐트 아래 가득 찬 부상자들을 돌보며 벌써 사흘째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소방관들도 주사놓을 줄 아세요?” 

에스트레메라가 새로 실려온 부상자의 팔에 몰핀 주사를 놓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물었다. 

“이제 알게 되었지요”라고 그는 대답했다.

피넛버터 바른 크래커로 한 끼를 대신한 간호사 가브리엘라 맥아두(35)의 표정엔 피로가 역력하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온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지진 발생 다음날 아이티에 도착한 이후 그야말로 논스톱으로 일해 왔다. 

그는 지진발생 8일 후 부모가 다 사망한 잔해 속에서 기적적으로 구출된 5세짜리 소년 몬리 엘리제를 돌보아 왔다.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 상처를 돌보는 것도 그녀의 몫이었다.


맥아두가 목격한 참상은 끔찍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시체들은 안치소 밖에까지 산처럼 쌓였고 뼈가 드러나거나 

상처에서 구더기가 끓는 환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지진 발생 2주 후부터는 심리적 불안이 신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손발이 저리며 숨을 쉴 수가 없다는 환자들이 급증했습니다. 

불안증이지요. 그런데도 그들은 강인했습니다. 

고통에 대한 인내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웠지요. 난 그들에게 아프다고 말해도 된다고 말해야했지요. 

그들은 불평하는 걸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요”

1월28일 페션빌의 고아원 임시 진료소에서 150명의 어린 환자를 돌보고 

포르토프랭스 외곽 텐트 병원으로 돌아온 닥터 타지브와 의료봉사단은 뜻밖의 환희를 경험했다. 

그날 저녁 한 새로운 생명이 이 어둡고 힘든 세상을 찾아온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 3명의 자녀를 잃은 38세의 아이티 여성이 딸을 낳은 것이다. 

엄마는 아기의 이름을 티나 로즈라고 지었다. 

아기를 받아준 캘리포니아에서 온 산부인과 의사 티나 에드라키와 타지브의 페이스북 호소에 응답하고 달려온 뉴저지의 간호사 로즈 카봇에게서 각각 따온 이름이다.

아기의 대부와 대모도 워싱턴 주에서 이 먼지구덩이 텐트 병동으로 달려왔던 흑인 호흡기 테라피스트 요세프 머피와 그의 아내로 의사보조인 필리핀계 미국인 아타나가 자원했다. 

이번 봉사 경험은 이들 모두를 변하게 했다. 고통과 절망의 울부짖음이 뒤섞인 폐허의 어디에선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자동조정력이 튀어나왔고 그것이 표면에 드러난 차이를 다 지워버렸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앞으론 어떤 재난이 어느 곳에 닥친다 해도 난 달려가 도울 준비가 되었습니다”라고 맥아두 간호사는 말한다.

전에 한번도 만나 적 없었던 LA에서 온 의사와 오랜 지기처럼 손발을 척척 맞춰가며 환자들을 볼보는 동료 소방관을 바라보며 앤젤로 마이노(43)는 이렇게 말했다 - 

"내 아이들에게 이런 광경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게 아닐까요?”

Z               Z

   포르토 프랭스 지진현장의 이재민들                                     통역의 도움으로 환자를 보는 무늬타지브 의사


2Q==                       Z

환자를 검진하는 산부인과 의사 티나 에드라키                    지진 발생 8일만에 잔해 속에서 기적적으로 구출된

                                                                                                   5세 소년 몬리 엘리제를 돌보는 간호사 가브리엘라 매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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