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한 사람이 구두쇠가 되기 위하여 그 방도를 익혔으나 아직도 부족하다고 여겨져
구두쇠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는 선생님을 찾아가서 고기 모양으로 자른 종이 한 장과 술처럼 보이는
물 한 병을 가지고 상견례를 치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 선생님은 외출하고 부인만 집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가 온 목적을 알아차리고 예물을 보더니 얼른 빈 잔을내 놓고 말했습니다.
"차를 드시지요"
그러나 물론 차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또한 두 손으로 원을 그리더니 말했습니다.
"빵을 좀 드시지요." 그뿐이었습니다.
그가 물러간 후에 구두쇠 선생이 돌아왔습니다.
부인이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자 구두쇠 선생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쓸데없이 왜 그리 많이 대접했소?"
그리고는 손으로 반원을 그리며 말했습니다.
"이만한 반쪽이면 대접이 충분했을텐데."
이 이야기의 구두쇠 선생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어서 손해보지 않을 것도 아끼고 있습니다.
인사할 때 허리를 조금만 더 숙이면 보다 정중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걸 아낍니다.
말 한마디라도 조금 더 정중하게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텐데 그걸 아낍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잘못했습니다"하면 참 좋을텐데 그걸 아낍니다.
아내에게 한 번 더 "사랑합니다"하면 좋을텐데 그것도 아낍니다.
칭찬의 말도 아끼고, 격려의 말은 더 아낍니다.
주어서 손해볼 것도 없는데 이 모든 것을 아끼는 우리도 구두쇠입니다.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이나 스쿠루지는 인색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들처럼 '몹시 인색한사람'을 '구두쇠'라고 하는데 이를 줄여 '구두'라고도 합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에도 '보비리'가있고,
한자어로는 '자린고비', '수전노(守錢奴)', '유재아귀(有財餓鬼)' 들이 있으며,
속어로는 '가린주머니', '노랑이'가 있으며,
방언으로는 '구두배기', '벽보', '벽쇠'들이 있습니다.
'나그네 보내고 점심한다'나
'감기 고뿔도 남 안 준다'란 말들은
구두쇠와 관련된 속담입니다.
주의 자녀 된 우리는 속옷을 가지려고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주는 것은 물론
은혜와 사랑의 주님과 주님의 몸 된 교회에도 배은망덕(背恩忘德)하지 않고,
나의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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