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내가 줄 수 있는 것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5 21:33
조회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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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가난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가난과의 투쟁이며 

그 투쟁에서 승리한 자는 '부'를

패한 자는 '굶주림과 죽음'을 면치 못했습니다.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주제로 쓰여진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는 우리에게 사람들이 피차에 어디까지

서로 돕고 살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도록 강요합니다.


때는 20세기 초엽이 어느 해 6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광활한 농장에는 옥수수와 목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몰아닥친 태풍으로 인해 모든 곡물과 목화는 뿌리 채 뽑혀 버리고 농장에 매달려 살던

수 많은 소작인들은 순식간에 생계가 막막해졌습니다.


급기야는 농사의 기계화로 인하여 일거리마저 잃어버린

농민들은 저마다 살기 좋다는 곳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들 가운데 톰 조오드 일가는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캘리포니아를 찾아 실의에 빠진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조오드가의 딸 로자산만은 그래도 미래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임신한 몸으로 태아의 보호에 여념이 없습니다.


길고 지루한 여행을 하는 동안 조오드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죽고 맏아들 노아는 강줄기를 따라서 떠나 버립니다.


목적지에 대한 불길한 소문으로 인해 전전긍긍하던 조오드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불길하던 소문은 그래도 사실보다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일터를 찾아 헤매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조오드 일가와 동행했던 젊은 목사 케시는  
인간 영혼의 존엄성을 역설합니다.


그 해 초 가을 사흘 동안 쉴새없이 내린 비로 조오드 일가가  
거처하던 녹슨 화차는 침수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로자산은 오랜 진통 끝에 죽은 아이를 분만하였습니다.


그들은 곧 홍수를 피해서 화차에서 나와  
언덕으로 기어올라갔습니다.

마침 언덕 위에는 초라하긴 했지만 한 채의 오막살이가 있었습니다.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오막살이에 들어선 일행은 그곳에서 엿새를 굶은 후에 죽어가고 있는 

한 사내를 발견했을 뿐입니다.


굶기는 피차 마찬가지였습니다.

바로 이때 어머니와 의미있는 눈짓을 교환한 로자산은 

성큼 사내 앞으로 다가가 불어있는 자기의 젖을  그의 입에 물려줍니다.


그리고선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미소를 띄웁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무엇인가 서로 주고 받을 것은  가지고 있습니다.

로자산이 풍겨주는 인간애의 향기를 음미하며 

우리 다 같이 속을 뒤져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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