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귀천 (歸天)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9 00:14
조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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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북한 주민 세 가족 21명이 20t급 목선을 타고 

탈북, 남한으로 귀순하였습니다.


많은 탈북자들 가운데 이번은 인원이 대규모이며 정치색이 없는

평범한 가족들로서 그들은 10년 전부터 준비하여 탈출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할아버지에서부터 어린아이까지 손을 잡고 사선을 넘는

그들의 결연한 모습속에서 진한 혈육의 정과 생명의 소중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느끼게 했습니다.


최고 연장자인 70세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이들의 탈출 동기가 생활고 때문에 남한을 동경하기도 했지만

자기의 마지막 남은 삶을 고향에서 마치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 만물들은 다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회귀의 본성이 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같이 천상병(千祥炳, 1930-1993) 시인의 그의 시

"귀천(歸天)"에서 이 세상의 삶을 소풍으로 비유했으며

그 소풍이 끝나는 날 본향으로 돌아갈 것을 노래했습니다.


얼마 전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전체 인구 중 약 절반이

고향을 떠나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명절 때만 되면 고향을 찾는 민족 대 이동이 시작됩니다.

고향은 생명의 뿌리이기에 모든 존재가 자기 고향을 찾아갑니다.


그래서 자기 고향을 잃고 사는 월남 실향민처럼,

불과 10시간 거리에 고향을 두고도 찾지 못하는

우리네 이민자 처럼 안타까운 삶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이 세상 속에는 진정한 본향이 없습니다.


우리의 진정한 본향은 하늘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육신은 흙에서 왔기 때문에 흙으로 돌아갑니다.(창 3:19)

그러나 영혼은 하나님께로부터 왔기에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전 12:7)


그러므로 고향에 돌아갈 때까지 
인간은 고달픈 나그네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라는 말은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크리스찬은 본향의 소망을 갖고 

나그네의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넓은 의미로 모든 인류는 

지금 자기 고향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그네는 언젠가 고향에 안착할 때 비로소 쉼이 있습니다.

육신은 땅에 누워야 편안하고 영혼은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진정한 안식을 얻습니다.


"아조 헐 수 없을 적엔 고향을 생각하자"

서정주씨의 싯귀처럼 외롭고 슬프고 괴로울 때 

우리가 돌아갈 고향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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