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비인부전(非人不傳)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5 17:50
조회
233

9k=

지리산이 경상도 땅으로 내려 깔린 자락에 위치한 영남의 촌락 산음,

3백 60여 민호와 2천 2백여 호구가 있는 여기에 유의태 의원이 살고 있었습니다.

산 닭에 침 아홉을 침 머리가 뵈지 않도록 깊게 꼽고도 

닭이 죽지도, 아파하지도 않게 하는 구침지회라는

전설적인 시합은 유의태가 한창 젊었을 때,

내의원 과거 시험에 떨어진 유의태와 내의원 수장이던 양예수와의  대결이었습니다.


왕족을 위해 존재하는 내의원이면 
조선 땅에서 최고 의술을 가진 이들입니다.

내의원 수장이면 더 말할 것도 없는데 양예수는 특히 침술의 대가였던 터.

그가 구침지회에 패해 무명의 촌사람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얘기는 

당시 선조때 조선 땅에 유의태만한 의원이 없었다는 말로 조금씩 입 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세상의 모든 명예와 욕심을 버린 유의태는 산음 땅에 내려와

오직 병자들을 위한 생활이 시작됩니다.


환자를 긍휼히 돌보며 환자의 병을 보되 병자의 신분을 보지 않으며

병세를 구할 뿐 그 대가로 자기의 영예와 이익을 구치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병사는 소문 듣고 멀리서부터 찾아 온 환자들로 항상  
붐비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외아들 도지가 큰 의원이 될 그릇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적인 욕심과 야망을 가진 아들 대신 결국 타지 사람 허준에게 의술을 전해 줍니다.


핏줄, 자식 사랑과 의술, 병자에 대한 사랑에서 번민하던 유의태의 결론은

"비인부전(非人不傳)" 즉 "그릇이 아니면 물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식과의 관계조차 끊고 허준에게 모든 것을 물려줍니다.


인체 해부가 국법으로 금지되던 그 시절 

반위(反胃) 즉 위암으로 죽기 직전 자결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제자의 해부용으로 제공합니다.


이후 과거 시험을 치르고 내의원에 들어간 허준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동의보감"이란 역사적인 책을 저술합니다.

(참고: 실제의 유의태는 허준보다 200년 후의 사람으로 부인과, 소아과 등으로 유명했던 의원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은성씨의 '소설 동의보감'의 줄거리이며 TV연속극으로 
나오고 있는 사극입니다.


성경에도 "비인부전"의 전통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사명은 참으로 막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그토록 혹독히 훈련시킨 이유,

아들을 주겠다고 하고서도 25년을 애를 태우셨고.

결국에 주신 아들 하나마저 죽여서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그릇이 아닌데도 대강 맡길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비인부전"의 하나님의 섭리는 아브라함의 다음 대인 에서와 야곱에서도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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