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不安)과 성실성(誠實性)
자서전 문체로 씌어진 '전락'은 실존주의 문학가 알베르 까뮈의대표적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에서
전직 변호사 클레망스라는 사나이의 회상으로 시작됩니다.
클레망스는 몇 년 전 세느 강의 다리를 지날 때 투신 자살하려는 여자를 보았으나
자살 목격자로서의 불편함을 생각하고 구하지도 않고 지나쳤습니다.
자살을 방조한 이후 자신의 명성과 덕행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나를 깨달으며,
지금까지 자기가 베푼 이웃에 대한 연민과 의무에 대한
성실성은 한낱 위선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자살한 여인의 소리가 귓전에 들려와 고통을 당합니다.
클레망스는 스스로가 정신적 범죄라고 생각하며 그 날 이후
집을 뛰쳐나와 암스테르담의 부둣가를 전전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깃을 붙잡고
자기의 옛이야기를 늘어놓는 주정꾼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클레망스는 자기 인생의 성숙기에 예기치 못한
침략자에게 그의 인생 전부를 유린당하고 만 것입니다.
그는 조그마한 불안, 혹은 후회로 인해서 지금까지 세웠던 성실과 근면의 탑을
모두 허물고 말았던 것입니다.
까뮈의 작품 가운데서 불안과 절망으로 인해 오히려
인생의 가치와 성실성을 되찾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것이 곧 '페스트'입니다.
이 소설은 의사인 리유와 그의 친구 타류가 페스트가 범람하여 금족령이 내린
어느 죽음의 도시를 탈출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죽음의 도시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두 청년은 결국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감동하여 스스로
그곳에 남아 페스트에 허덕이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하여 인간에 대한 성실성을 실천하게 됩니다.
불행을 당한 사람이 그것으로 인하여 자기 인생의 다른 면까지 잃어버리느냐,
혹은 작은 것을 읽고 더 큰 것을 얻기 위한
준비를 하느냐하는 것은 각자의 인생에 대한
신념과 태도에 달린 문제입니다.
클레망스에게 어떤 종류의 신념이나 믿음이 있었던들
그렇게 허망하게 자기를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안들을 극복하고
성실한 삶을 사는 비결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의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불안, 걱정, 절망, 고독, 방황, 고통 때문에 용기와 신념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시편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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