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분노와 사랑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5 16:30
조회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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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사랑하던 열 두 살짜리 딸을 폭행 살인범에게 

빼앗긴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분노와 슬픔이 너무 컸기에 그녀는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되는 것도 몰랐습니다.


함께 아픔을 나누던 남편마저 슬픔의 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내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방이라도 깨어질 듯 결혼 생활마저 위태롭게 된 상태에서

그녀는 친구를 만나 울면서 하소연했습니다.

"이렇게 다 잃어 가는 것일까?"


그러자 친구가 대답해주었습니다.

"이것 봐, 분노로 가득찬 가슴에는  사랑을 위한 공간이 없는 법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여인은 깨달았습니다.


범인은 딸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자신의 분노는 스스로의 인생을 앗아가고 있음을,

또 그 상태에서는 장래도 희망도  자유도 마음의 평화도 절대로 찾을 수 없음을...


그날부터 그녀는 분노,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원 상담을 하며 새 삶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고통받으며 죽어가던 딸의 모습만 생각하던 그녀에게 비로서 사랑스럽게 미소를 머금던 

딸의 모습이 가슴속에 살아 돌아왔습니다.


꺾이고 고통받는 좌절을 딛고 일어서서 
세상의 소금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미치 앨봄이 쓴 
'분노'와 '인생'에 관한 실화 소설 

'모리 교수의 화요 수업(Tuesdays with Morris)'은

보스턴 브랜다이스 대학의 모리 슈워츠 교수가 발끝부터 시작해

목 위까지 천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ALS)으로 숨지기 전

14주 동안 화요일마다 병실에서 제자 미치와 나눈 인생 수업 이야기입니다.


다른 곳은 모두 마비되고 목 위와 팔만 움직이는  
교수에게 미치가 묻습니다.


"분하지 않습니까? 서서히 죽으며 이런 고통을 겪는 것이?"


나지막하고 힘겹게 교수는 대답합니다.


"매일 눈을 뜨면 몸 전체를 점검해 본다네.

발가락부터 무릎을 거쳐 가슴으로 올라와  팔을 움직여보고 목소리도 내보지.

밤새 잃어버린 신체의 부분들에게 짧게 애도를 표하고

아직 나를 위해 활동해 주는 부분들에게는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지,

살며 함께 했던 신체 일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보낼 수 있는 것도

드물게 행복한 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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