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5 15:17
조회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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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우연히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충격을 받습니다.

자기를 사생아로 낳은 어머니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로 인해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끝내는 자살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 날 눈 덮인 언덕길을 오르며

마지막 가는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분명히 마지막 발자국이 될, 

그것도 눈 위에 날 발자국이길래 신경을 써서  똑바로 걸어왔는데,

눈위에 난 발자국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갈 지(之)자 걸음을 걸은 것과 같았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습니다.

"똑바로 걷고 싶었는데, 

아니 똑바로 걷는다고 걸었는데...

똑바로 걷고 싶었어요, 주님!!"


한숨은 어느 새 기도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똑바로 걷고 싶겠지.

일부러 흐트려 걷는 사람은 없을 거야.'


이때 주님께로부터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 눈 속의 들보를 빼고서야 형제 눈 속에 있는  티끌을 빼게 할 수 있느니라."


그제서야 주인공은 지금까지 용서하지 못했던  
자기 어머니를 완전히 용서하게 됩니다.

이상은 일본의 여류 작가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주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아무도 그를 정죄하지 못하고 한 사람 한 사람 

그 여인의 주위에서 떠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도 어쩔 수 없는 피해자이며, 

그런 어머니가 당연히 용서받아야 한다고  주인공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한 번 돌이켜 봅니다.

어느 날인가 아무도 밟지 않았던 하얀 눈길을  바로 걸어 똑바른 발자국을 남기겠노라고

다짐도 해 보았습니다.


새해만 되면 수도 없이 계획도 하고 결심도 합니다.

그러나 뒤돌아 볼 때에 뉘우침과 아쉬움, 

한심한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쉬곤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뒤에 남긴 발자국이 때로는 교만으로 또는 
미움으로 게으름으로 얼룩진 발자국은 아닙니까?


 내 삶이, 내 발자국이 이러하거든 하물며 
어떻게 누구를 정죄하고 비난하고,

나무랄 수가 있습니까?


오직 주님께 바라고 간구합니다.

"나도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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