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주인공은 우연히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충격을 받습니다.
자기를 사생아로 낳은 어머니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로 인해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끝내는 자살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 날 눈 덮인 언덕길을 오르며
마지막 가는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분명히 마지막 발자국이 될,
그것도 눈 위에 날 발자국이길래 신경을 써서 똑바로 걸어왔는데,
눈위에 난 발자국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갈 지(之)자 걸음을 걸은 것과 같았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습니다.
"똑바로 걷고 싶었는데,
아니 똑바로 걷는다고 걸었는데...
똑바로 걷고 싶었어요, 주님!!"
한숨은 어느 새 기도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똑바로 걷고 싶겠지.
일부러 흐트려 걷는 사람은 없을 거야.'
이때 주님께로부터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 눈 속의 들보를 빼고서야 형제 눈 속에 있는 티끌을 빼게 할 수 있느니라."
그제서야 주인공은 지금까지 용서하지 못했던 자기 어머니를 완전히 용서하게 됩니다.
이상은 일본의 여류 작가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주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아무도 그를 정죄하지 못하고 한 사람 한 사람
그 여인의 주위에서 떠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도 어쩔 수 없는 피해자이며,
그런 어머니가 당연히 용서받아야 한다고 주인공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한 번 돌이켜 봅니다.
어느 날인가 아무도 밟지 않았던 하얀 눈길을 바로 걸어 똑바른 발자국을 남기겠노라고
다짐도 해 보았습니다.
새해만 되면 수도 없이 계획도 하고 결심도 합니다.
그러나 뒤돌아 볼 때에 뉘우침과 아쉬움,
한심한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쉬곤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뒤에 남긴 발자국이 때로는 교만으로 또는 미움으로 게으름으로 얼룩진 발자국은 아닙니까?
내 삶이, 내 발자국이 이러하거든 하물며 어떻게 누구를 정죄하고 비난하고,
나무랄 수가 있습니까?
오직 주님께 바라고 간구합니다.
"나도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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